올해 72세인 정씨는 오랜기간 저장강박증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정신적 압박에 버려야 할 쓰레기를 집에 쌓아 두고, 정작 본인은 집 근처 정자에서 노숙하는 신세가 됐다.
더욱이 혼자 사는 정씨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뇌병변 장애로 거동까지 불편해 어디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외로움을 호소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박한 요즘 사회에도 어려운 곳을 살피는 온정은 식지 않았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 주민센터는 불편함을 겪고 있는 정씨에 손을 내밀었다. 2주에 거친 설득 끝에 정씨는 자신의 집을 청소하고 병원치료를 받기로 했다.
이처럼 우산동 주민센터가 최근 복지인력을 강화해 지역 내 복지사각 지대 해소에 나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산동 주민센터는 지난 6월초 광주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복지기능 강화 시범사업에 선정돼, 영구임대 아파트 주민, 장애인, 독거노인을 직접 찾아 생활상 어려운 점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우산동 주민센터는 '희망우산 복지사업단'을 구성, 여러차례 논의를 갖고 정씨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여러 채널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주거 환경 개선하고, 장애가 있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민간 자원과 연계하고 있다.
복지사업단 구성도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점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정씨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5톤 트럭 5대 분량이었지만, 구성원 모두 한마음으로 정씨의 회복을 위해 봉사에 참여했다.
'희망우산 복지사업단'은 정씨가 퇴원하면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도배와 가재도구 장만을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가 뒷받침하는 ‘읍·면·동 복지기능 강화 시범사업’은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읍·면·동의 복지 역량을 한 차원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광산구는 이번에 확보한 국비 등 1억여 원을 우산동에 투입할 예정이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복지인력이 늘어나 더 꼼꼼하게 주민 상황을 살필 수 있게 됐다"며 "복지사각 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욱 기자 jjw@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