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아무 때나 달려갑니다."
신은자(65ㆍ대한적십자사 광주ㆍ전남지사 서구협의회장 겸 전남대병원 봉사회 회장)씨는 재난 발생시 119화재 차량보다 자원봉사자들이 먼저 달려가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이 자원봉사자의 길에 처음 나선 것은 20년 전인 지난 1987년께. 자원봉사를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양로원 봉사에 나섰다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신 회장은 올 김장김치 봉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눈앞이 캄캄하다. 무ㆍ배추 채소 값이 예년보다 2~3배 가량 올라 정해진 예산으로는 턱없이 모자란 김장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김장김치 후원자를 아직까지 구하지 못해 김장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는 어떻게 구할 수 있지만 비용 마련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서구협의회의 올 김장 담가주기 대상은 관내의 차상위계층 노인 100세대다. 이들 노인들은 자녀들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생계도 잇지 못할 정도로 막막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가장 기억에 남은 봉사활동은 5년 전 경남 김해 수해지구에서 돼지와 소 등 짐승이 떠내려가는 상황에서 목숨을 내걸고 봉사하던 때다. 신 회장은 "당시 노란 조끼를 입고 선두에 도착해 급류에 떠내려가는 짐승들을 그냥 볼 수 없었다"며 "때문에 한 마리라도 살리려는 마음으로 로프에 의지해 물 속에서 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재력 있는 사람들의 후원 손길이 부족한 게 항상 아쉽다"며 "육체적인 헌신과 봉사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전남대병원 봉사회 회장이기도 한 신 회장은 일주일에 두세 번은 병원에서 안내데스크와 차트정리, 진료예약 등 환자와 보호자들의 손발 역할을 하고 있다.
거의 날마다 봉사 활동을 하는 신 회장은 "봉사 당시에는 힘들고 고달프지만 끝난 후에 보람있는 일을 했다는 뿌듯하다"며 봉사활동을 그만 두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신 회장은 "이번 달말 차상위 계층에 전달할 김장김치가 마음에 걸린다"며 "라면 100상자와 300만원을 후원할 독지가를 찾는다"고 당부했다.
한편 적십자사광주ㆍ전남지사 서구협의회는 직능별로 나뉜 17개팀에서 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현묵 기자 hansh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