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지역 초··중·고생 대상 장학 사업
솔선수범, 모범주민 시장상 구정록 씨
“저도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주위에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서로에게 아주 작은 기쁨과 희망이 되지 않겠습니까.”
북구 운암2동에 살고 있는 구정록(47) 씨는 음지에서 묵묵히 지역주민을 위해 주민들과 열심히 봉사하는 정신이 높이 평가돼 지난 11월 6일 모범주민으로 선정, 시장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동네 대소사를 도맡아 봉사하고 있는 구씨는 실제로 하는 일도 가지각색이다.
어려운 이웃이나 소년소녀가장을 위해서 장학사업과 무료식사제공, 청소년 선도위원, 자율방범대 활동, 공공시설 주민자치 관리제 등 구씨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중 구씨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활동이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게 용돈을 지급하고 있는 일이다.
“어린 나이에 세상이 어렵고 힘들다는 걸 벌써 느끼면 안돼죠. 최소한의 누려야 할 의식주는 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착하게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 소중한 친구를 잃고 자신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보람되고 행복한 일을 해보자고 생각한 끝에 시작하게 된 게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처음엔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주위의 도움과 함께해 주는 동네 분들이 없었으면 오늘 이런 좋은 영광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생활이 되어버린 탓일까 한번이라도 소홀한 마음을 가질 때면 자기 자신이 스스로 부끄러워 그만 둘 수가 없단다.
“물질적인 도움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인생의 참 기쁨과 바르게 클 수 있는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원하는 것입니다”고 말하는 구씨는 바쁜 자기 식당일중에도 시간만 나면 동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일찍 귀가 시키는 일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하고 있다.
횟집을 운영하기 때문일까 구씨는 “생선도 관심을 가져주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맛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하물며 이제 막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얼마나 많은 사랑과 애정이 필요하겠습니까?”라고 도리어 질문을 던진다.
때로는 자신의 사랑 표현을 몰라주는 아이들을 볼 때는 안타깝기도 하지만 내가 부족한 탓에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구씨는 그래도 가끔 ‘감사합니다’라는 전화 한통에 모든 걱정과 그날의 피로가 깨끗이 사라진다고. 한번은 학교를 졸업하고 첫 봉급 때 양말을 사온 학생이 있었는데 그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단다.
“이런 게 진정한 사랑 아니겠습니까. 해준 것도 별로 없는데 그때는 정말 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고 말하는 구씨.
정작 자신의 자식들 학원비 낼 시기조차 잊어버리고 살 때도 있다는 구씨지만 지금까지 곁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싫은 소리 한번 안하고 도와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오늘도 그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을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