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의 허무와 쓸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땅의 자양분이 되어, 땅의 거름이 되어 희망으로
싹터 오는 낙엽이 되니까요”
□제4회 한울타리 가을이야기
“지난해 가을부터 북구 시니어클럽에서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어요. 고속버스 운전 37년 경험을 최대한 살렸지요. 젊었을 때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요. 오전에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했어요. 한 30∼35개 정도 되지요. 도시락 배달하면서 안부도 물으니까 노인들이 좋아 했어요. 적성과도 맞았고요. 처음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알았습니다. 노인들이 사회적 일자리에 일조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요사이 인생의 이모작을 하고 있습니다.”
북구 오치주공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는 오영식(67) 어르신은 북구 시니어클럽에서 도시락 배달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오 어르신의 말대로 인생의 이모작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1월 16일, 오전 9시 30분 북구 청소년수련관 1층 대강당에서는 북구지역 어르신 4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4회 한울타리 가을 이야기가 진행됐다.
사회복지법인 한울복지재단이 마련한 한울타리 가을 이야기에는 북구 시니어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이 참여했다.
한울타리 가을 이야기는 은행잎 마당과 단풍잎 마당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은행잎 마당은 20명으로 구성된 북구 시니어클럽 참고운 소리단의 풍물을 시작으로 남구시니어클럽 실버하모니악단의 ‘목포의 눈물’ 이 연주됐다.
광주시립국극단의 왕관무와 동백타령, 소고와 장고춤이 어우러진 창무 한마당도 펼쳐졌다.
단풍잎 마당에서는 오 어르신의 도시락 배달 사례 발표와 참고운 소리단의 합창으로 한울타리 가을 이야기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오 어르신을 비롯해 한울타리 가을 이야기에 참여한 250여명의 노인들은 북구 시니어클럽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양한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북구 시니어클럽은 밑반찬제조사업단을 비롯해 △한울노노케어사업단 △문화재 해설가 사업단 △도시락반찬배달사업단 △참고운소리단 △한울웰빙두부사업단 △숲생태해설가사업단 △실버웰빙하우스사업단 △인력파견사업단 등을 운영해 노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히고 있는 북구 시니어클럽은 퇴직에서 요양까지 어르신 원스톱 종합지원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한울복지재단의 모태가 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한울복지재단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북구 시니어클럽과 재가복지와 가사간병서비스를 담당하는 한울가정봉사원파견센터, 그리고 독거노인원스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노인의료서비스와 주간보호서비스, 그리고 여가와 오락 프로그램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미노인전문요양원을 준비하고 있다.
송윤순(56) 한울복지재단 이사장은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놀 수 있는 조그마한 문화마당을 만들려고 한울타리 가을 이야기를 준비했다”며 “어르신들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도와 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