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출근길· 깨끗한 거리 주민들 칭찬 자자
구두수선집 운영하며 동네 청소 5년째 전삼근씨
“동네가 깨끗하니 기분이 좋고, 이른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 마음도 상쾌하고, 주위 상가 사람들도 마을이 깨끗해서 좋아라해요. 이런 게 일석 삼조 아닐까요?”
북구 두암 3동 두암중학교 앞에서 6년째 구두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는 전삼근(66) 씨.
70이 가까운 나이에 5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동네 청소를 하고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전 씨의 하루는 새벽 5시 30분부터 시작된다.
이른 아침 빗자루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두암중학교 앞에서부터 시작해 두암 주공아파트 입구, 근처 인근상가 주변 등을 청소하고 나면 거리는 전씨의 빗자루로 다시 태어난다.
“지금은 많이 깨끗해진 편이에요. 처음엔 말도 못하게 더러웠습니다. 전봇대 주위로는 쓰레기봉투에 담지 않고 버린 것, 지나가다가 버린 쓰레기, 도로는 말할 것 도 없었고요.”
전씨의 노고를 아는지 이젠 조금씩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아직도 남의 시선을 피해 늦은 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자신들의 집 마당이라고 생각하면 버리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고 말 한다.
그러나 전씨의 선행이 처음부터 즐거웠던 건 아니다.
지금은 동사무소에서 쓰레기봉투 지원을 조금이나마 받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구두수선집 수입이 고작 하루 1∼2만원인데 빗자루와 쓰레기봉투를 자비를 들여 구입하고 청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자기 집 앞이나 잘 하지” “어디서 돈 받고 하나” 하며 보는 눈이 곱지 만은 않았다고.
또 중풍으로 앓아누운 부인마저 자신 뒷바라지에 아침 청소에 가게까지 하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러워 그만두기를 강요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전씨는 새벽 청소를 거르지 않았고 차츰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 사람들의 보는 눈도 달라졌다.
이제는 이웃들이 “수고 하십니다. 고생이 많으시죠”라는 말을 해 줄 때가 전씨는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2002년 두암동으로 이사와 구두수선집을 열고 “동네를 위해 할 일이 없을까” 하고 처음 시작한 청소가 벌써 5년째 돼간다.
주위의 도움으로 구두수선집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걸 잘 아는 전씨는 가진 것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건강한 몸으로 받은 만큼 보답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이젠 하루라도 새벽 청소를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린다는 전씨는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기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청소를 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