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셋째 주 월요일에 이미용 봉사
일곡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정해원 씨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 5일 오후 3시께. 북구 일곡동사무소 2층 주민자치센터 한켠에서 ‘스삭 스삭’ 가위질 소리가 들린다.
“아따, 호강했네. 훨 젊어보이네.”
“또 오시오, 어르신, 언제든지.”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이미용 봉사를 펼치는 정해원(54) 씨는 일곡동사무소 사회복지사이다. 그동안 오지마을을 돌며 이미용 봉사를 펼쳐온 지도 벌써 7년째. 소리 없이 주말마다 해 온 활동이지만, 이제는 누구나 알게 돼 부끄럽단다.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도움만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젠 그 많은 것들을 봉사로 갚아 나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용기술이었다.1970년대 후반 전남대 후문에서 미용실을 경영하던 감각을 살려, 그동안 창고에 쌓아두었던 미용 기구를 끄집어 내 먼지를 털어냈다.
정씨의 봉사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인생사 때문이다. 공직생활을 하던 남편과 38세의 나이에 사별하고 자녀 셋을 키우느라 몸이 부서져라 일한 탓에 유방암 선고를 받고, 5년째 병마와 씨름하고 있다.
“이젠 거의 완쾌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봉사하는 기쁨으로, 즐거움으로 병도 이겨낸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바르게 자라줘서 정말 고맙고, 이제는 행복해서 눈물이 납니다.”
자신의 인생 경험이 사회복지 업무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정씨는 남은 삶도 없는 사람들을 보듬으며 살고 싶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