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하나면 못 만드는 것 없었지
옛 선인들의 숨결 느낄 수 있어
하루가 다르게 주변이 개발되고 생활이 신식화 되어가고 있는 지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곳이 있다. 바로 북구 건국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마련한 짚풀공예 체험장이 그곳.
지난해 노인 일자리사업차원에서 시작한 짚풀공예 체험학습장은 건국동 주변일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찾은 짚풀공예 체험학습장은 어김없이 유치원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짚풀공예를 가르치는 김병규(76) 강사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시설이 열악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데도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설도 좋아져서 아이들도 좋아하고 우리들도 공예하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하는 것을 봐 온 우리 노인들에게는 짚풀공예가 체험이 아닌 생활이고 삶 자체였다”는 김 강사는 세월이 흐를수록 옛 조상들의 정신이 사라져 간다는 것에 아쉬움이 많았다고 한다.
김성삼(72) 강사 또한 “지금은 생활 공예품이 됐지만 나 어렸을 적에는 생활의 필수품이었다”며 “선인들의 지혜와 정신이 담긴 짚풀공예를 지금에 꺼내어 하다 보면 50~60년 전 생각이 새록 새록 난다”고.
김 강사는 덧붙여 “교육이나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학교에서 정식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간도 정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예부터 내려오는 짚풀공예를 이젠 조금 더 발전시키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김씨는 체험을 통해서라도 후손들에게 물려줄 필요가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짚이 뻣뻣하고 거칠어서 새끼를 꼬는데 너무 힘들었다. 너무 거칠어 물을 뿌려 두드려 물컹해지면 꼬곤 했다. 거친 짚을 만지다보니 손은 터서 피가 나고 물집이 생기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계로 농사를 짓다 보니 짚의 키도 낮고 힘이 없다고 한다.
짚 하나로 생활필수품인 가마니, 새끼줄, 거름을 담는 개똥망태, 삼태기, 시루밀, 계란주머니 등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른들은 손이 트고 피가 나도 짚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짚풀공예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치원 아이들의 체험에 그치지 않고 중고등학생들의 체험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재남(77) 강사는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살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