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애들아, 잘지내고 있니?
+신현정 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처음으로 정신지체인 가정내 비장애자녀 지원 프로그램을 나갔을 때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나는 “안녕, 난 엠마우스복지관에서 온 자원봉사 선생님이야. 앞으로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자”라며 생글생글 웃어주었다. 이렇게 내 소개를 한 후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무언지 물었더니 한 아이가 “재미있는 거 하고 싶어요” 한다. 말소리가 너무 작아 다시 물었더니 “그냥 재미있는 거…”라고 말을 흐렸다.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한 시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론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학교 공부와 종이접기, 만들기 등으로 시간을 나누기로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 보였다. 뭐 하고 싶은지 물어봐도 대답은 않고 그냥 책장만 넘기는 것이었다. 그래 안되겠다 싶어 학교 운동장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구경하면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 같고, 또 운동장에서 뛰어놀면 기분이 조금 좋아질 것 같아서였다. 아이들과 운동자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장난을 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볼 수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약속한 1년의 시간이 지나 작별을 해야만 하는 날. 작별을 해야 하는데 왜 그렇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던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언제가 다시 만나는 날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엠마우스복지관에서 비장애자녀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프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 캠프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캠프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후 또 다시 작별의 시간을 맞아야만 했지만 그 때는 슬프거나 아쉽지 않았다. 비록 아이들과 지금은 헤어지지만 언제가 다시 만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근데 오늘은 아이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