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하며 이웃 돕는 삼각동 천연례 씨
팔다 남은 김치·밑반찬 등 주변 주민에게
북구 삼각동 천연례(57) 씨는 흔히 말하는 노점상인이다.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를 것이 있다면 자신이 파는 김치와 밑반찬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는 것.
“새벽부터 정성스레 담은 김치이니 팔다 남은 것일지라도 맛있게 드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죠.”
천씨는 새벽 5시부터 장사 준비를 시작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산물공판장에 나가 채소를 구입한 뒤 마치 사돈댁에 보낼 음식처럼 정성들여 배추김치를 담고 마늘장아찌 등 밑반찬을 만든다. 채소뿐만 아니라 고추, 마늘 등 양념도 수입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식으로 가게를 열고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번화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장사하는 천씨는 오후 2시 경부터 밤 9시까지 하루 종일 서서 일을 한다.
하루 쯤 재고가 남으면 다음 날 다시 팔아도 될 것 같지만 천씨는 그러는 법이 없다. “손님들은 나를 믿고 음식을 사러 오시는 만큼 최상의 것을 대접해야 한다. 남은 음식은 깨끗하게 보관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드린다”고 한다.
이런 천씨를 보고 며느리는 “동사무소에 음식을 보내면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에게 전달해 줄 것이다”고 제안을 했고 지난 7월부터 동사무소를 통해 이웃에게 천씨의 정성이 배달되고 있다.
“겨울 김장철이 되면 김치 장사를 잠시 쉬기 때문에 이웃들에게 김치를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천씨는 “내가 할 수 있는 봉사가 이것뿐이기에 힘이 닿는 한 돕고 싶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