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를 빛낸 선행주민을 찾아서!/ ⑨ 강향복 씨
“ 그저 마음 가는 데로 하다 보니 지금까지 하게 됐고, 저보다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이렇게 뜻 깊은 상을 받게 되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북구 중흥3동에 살고 있는 강향복(50) 씨는 지난 10월 4일 북구를 빛낸 선행주민으로 선정됐다.
강씨의 봉사활동의 시작은 까마득한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교사인 남편을 따라 시골에서 생활하게 된 강씨는 부모없이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에게 때로는 어머니로 때로는 친구로 지내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봉사’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부모 없는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어린이날 운동화와 바지를 사줬는데 그렇게 고마워하고 행복해 할 줄 몰랐어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제 손이 부끄러울 정도였으니까요.”
강씨는 광주로 이사 오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새마을부녀회를 시작으로 독거노인 봉사활동, 동네 불우이웃 돌보기, 북구주부자원봉사단활동, 경로당 수지침봉사, 한울복지회 활동, 중흥3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과 9통장까지 맡고 있어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또한 광주 우수자원봉사자상, 북구자원봉사왕 수상 등 수 차례의 수상경력으로도 강씨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모두 설명하기란 부족할 것 같다.
“봉사란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전을 위한 것이며, 특히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강씨.
강씨에게는 잊지 못할 가슴 찡한 기억이 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어르신을 모시고 백내장 수술을 위한 기본 검사에서부터 퇴원할 때까지 함께 했던 기억이다.
“수술 후 어르신은 심봉사가 눈을 떴다며 좋아하셨어요. 너무 기쁜 나머지 저도 부둥켜 안고 좋아했지요. 그때 참 봉사의 의미와 보람을 느꼈습니다.”
8년 동안 돌보고 있는, 혼자 사는 청각장애인 이야기를 할 때는 눈물부터 글썽인다. 낮에는 집에 사람이 없어 저녁 때가 돼서야 반찬을 들고 남편과 찾아 뵐 때면 외로움에 조금만 더 있다가라는 부탁에 차마 일어서지 못하고 저녁 12시를 넘기기가 일쑤라고.
이렇게 피곤한 것도 잊고 자기 일처럼 열심히 봉사하는 강씨가 며칠 전 건국동 평화의집 시각장애인 봉사를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한달이 넘게 병원에 입원을 해야만 했다. 조금 쉰다한들 누가 탓 할 사람도 없을 것인데 강씨는 “다리를 약간 저는 정도일 뿐인데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저버리고 쉴 수가 없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지요”라고 말한다.
이미 봉사에 중독돼 버렸다는 강씨는 자신의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멈추고 싶지 않다고 한다.